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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은 기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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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6-15 22:17 조회1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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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욕심이라고 말한다.


로또를 사고, 한 번의 투자로 인생이 바뀌기를 기대하고, 

노력보다 쉬운 길을 찾으려 하는 모습을 보며 탐욕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사람은 욕심이 많아서 기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너무 지쳐서 기적을 꿈꾸게 되는 것은 아닐까.


오래 전 법륜스님의 강연에서 욕심에 대한 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원하거나 갖고 싶어 하면서도 그에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욕심이라는 설명이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편했다.


내가 무언가를 원하더라도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적어도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 진행자가 엔비디아 대표에게 흥미로운 질문이 던져졌다.


"과거 20년으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 20년으로 갈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과거를 선택할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활용해 투자에 성공하고, 

지금의 결과를 훨씬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미래를 선택했다.


내가 그 답변에서 인상 깊게 본 것은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그에게서는 ‘좋은 패를 다시 받겠다’는 생각보다 ‘앞으로 어떤 문제가 오더라도 내가 해결하겠다’는 태도가 느껴졌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나는 현실을 살아내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요행을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고.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


외모만으로 의식주가 해결될 만큼 타고난 것도 아니다.


특정 분야의 천재적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어떤 선택이 인생을 뒤집을 만큼 큰 성공으로 이어진 적도 없었다.


용케도 사람들이 말하는 운은 대부분 비껴갔다.


그런데도 어딘가에서는 언젠가 누군가가 알아봐 주지 않을까, 

조금은 쉽게 풀리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상담실에서 만난 한 내담자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는 무엇을 시작하려 하면 몸이 긴장했고, 

호흡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잠으로 빠져들어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게으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과제를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너무 잘해야 했고, 

실패하면 안 되었고, 완벽해야 했다.


과정에 필요한 심리적 비용이 지나치게 커지자 몸이 먼저 멈춰 버린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한 가지가 연결되었다.


사람은 연료가 충분할 때 과정을 감당한다.


시간이 걸려도 한 걸음씩 나아간다.


하지만 연료가 부족해지면 과정보다 결과를 먼저 바라본다.


과정이 너무 길고 버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때 사람은 생각한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한 번에 해결되는 길은 없을까.'


'누가 대신 해결해 주면 안 될까.'


그리고 에너지가 더 떨어지면 미루기가 시작된다.


해야 할 일은 알고, 방법도 알고, 결과도 원한다.


그런데 움직일 힘이 없다.


생각해 보면 주식, 코인, 로또, 각종 인생 역전 이야기가 

유독 매력적으로 보이는 순간도 비슷할 수 있다.


물론 모든 투자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지친 사람일수록 축적보다 한 방을, 

과정보다 결과를 꿈꾸게 될 가능성은 있다.


탐욕 때문이 아니라 소진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상태에서 더 큰 의지와 결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동차의 연료가 떨어졌을 때 필요한 것은 결심이 아니라 주유다.


심리적 연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충분한 수면을 통해 회복하고,


누군가는 믿을 수 있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힘을 얻는다.


누군가는 자연 속을 걷고,


누군가는 아무 목적 없이 쉬는 시간을 통해 다시 에너지를 회복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으로 충전되는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다.


연료가 채워지면 사람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기적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요행을 바라지 않아도 된다.


다시 과정을 견딜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람은 과정을 감당할 힘이 있을 때 현실적이 된다.


반대로 과정을 감당할 힘이 부족할 때 기적을 꿈꾼다.


만약 지금 기적을 꿈꾸고 있다면 욕심을 의심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연료를 살펴보자.


어쩌면 지금 필요한 것은 행운이 아니라 휴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일 수 있다.


그러니 기적을 기다리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무엇을 더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쉬어야 하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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