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유
칼럼 포유
칼럼 포유

가장 되기는 배웠지만 동반자 되기는 배우지 못한 사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6-08 21:17 조회136회 댓글0건

본문

상담을 하다 보면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직장에서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며, 

주변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과 책임을 잘 나누는 사람은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책임감은 강하지만 책임을 나누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집안의 중심 역할을 맡았던 경우가 많다.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을 챙기거나, 집안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거나, 누군가 대신 책임을 떠안으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주변에서는 이런 사람을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가까운 가족들은 다른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책임을 진다는 것과 책임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이기 때문이다.


책임을 나누는 사람은 먼저 정보를 공유한다.


문제가 생기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고 상황을 설명하며 함께 고민한다.


반면 책임을 나누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문제가 커질 때까지 혼자 끌어안고 있다가 뒤늦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은 가족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이미 너무 늦은 시점에 알게 된 셈이다.


책임을 나누는 사람은 도움을 요청할 줄 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무능함의 증거가 아니라 협력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약함으로 느낀다.


그래서 끝까지 혼자 해결하려 하고,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주변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책임을 나누는 사람은 실수를 인정할 줄 안다.


"내가 잘못 판단했다."


"그 부분은 내가 놓쳤다."


이 한마디는 관계를 회복시키는 힘이 있다.


그러나 책임을 나누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실수를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권위가 무너질 것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설명하거나 변명하거나 상황을 합리화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책임을 나누는 사람은 결정권도 나눈다.


가족의 문제라면 가족과 상의하고, 부부의 문제라면 배우자와 함께 결정한다.


결정권을 나눈다는 것은 권한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존중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오랫동안 혼자 결정하는 역할에 익숙해져 있다.


그 결과 상대방의 의견을 듣기는 하지만 실제 결정은 이미 내려진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책임을 나누는 사람은 상대를 동등한 주체로 인정한다.


배우자도, 자녀도, 가족도 각자의 생각과 판단을 가진 독립적인 존재로 바라본다.


반면 책임을 나누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보호해야 할 대상이나 따라와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 과정에서 관계는 협력이 아니라 지시와 순응의 구조로 변해 간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반드시 악의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오히려 책임감이 강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그들은 책임지는 법은 배웠지만 책임을 나누는 법은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어떤 관계의 어려움은 사랑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협력의 기술이 부족해서 생기기도 한다.


성숙한 관계는 누군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관계가 아니다.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실수를 인정하고, 결정권을 나누고, 서로를 동등한 주체로 존중하는 관계다.


책임을 독점하는 사람은 강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책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