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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긴장을 떠안은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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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5-23 21:14 조회1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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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증상을 개인 내부의 문제로 이해한다.
우울은 우울한 사람의 것이고,
거식증은 식사 문제이며,
정신병은 현실검증력의 붕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증상은 개인 안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그것은 가족 전체의 긴장 속에서 만들어지고,
때로는 그 긴장을 다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한 내담자는 어린 시절부터 형제폭력과 학교폭력을 동시에 경험하며 자랐다.
집 안에서도 안전하지 않았고,
밖에서도 지속적인 공격 속에 놓여 있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가 안정적으로 보호받는 경험이 매우 부족했다는 점이다.


부모 역시 자신의 삶과 갈등 속에 있었고,
아이의 고통을 충분히 받아줄 정서적 여유를 가지기 어려워 보였다.


성장 후 그는 가족 안에서 힘의 우위를 점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오랫동안 자신을 공격하던 형제를 이기게 된 것이다.


겉으로 보면 이는 생존의 성공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로 그 시점부터 증상이 드러나게 되었다.


왜일까.


많은 사람들은 힘을 얻으면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족 안에서 중심 위치로 올라가는 일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


약한 사람의 자리에 있을 때는
오히려 역할이 단순하다.


하지만 누군가를 이기고 중심으로 이동하는 순간,
그 사람은 가족 전체의 긴장과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어릴 때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 사람에게
그 압력은 지나치게 무거울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즈음 증상이 시작되었고,

병이 시작된 이후
가족 안의 위치가 재구성되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내담자는 가족 긴장의 중심 가까이에 있었다면,
병 이후에는 주변 위치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순한 기능 저하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긴장을 다시 나누는 방식처럼 보인다.


내담자가 병든 존재가 되자,
가족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에게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즉 증상은 단순히 무너짐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압력에서 내려오기 위한 재배치가 된 것이다.


이런 장면은 다른 사례들에서도 반복된다.


부모의 이혼 위기 속에서 거식증에 걸린 아이는
부모를 다시 “돌보는 부모”의 자리로 묶어낸다.


부부 갈등은 잠시 뒤로 밀리고,
가족의 긴장은 “아픈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재편된다.


마찬가지로 어떤 증상은
한 개인의 붕괴인 동시에
가족 전체가 감당하지 못하던 긴장을 다시 배열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증상은 단순한 고장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몸과 마음의 마지막 조정일 수 있다.


그리고 때때로 그 증상은
개인을 넘어 가족 전체의 균형까지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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