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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는 몸에서, 읽을 수 있는 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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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5-06 14:31 조회163회 댓글0건

본문


증상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신호를 알아차리는 일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몸이 갑자기 이상해진다고.


아무 이유 없이 속이 울렁거리고,
어느 순간 피부가 뒤집히고,
별일 없던 하루에도 몸이 먼저 무너진다고.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몸에 휘둘리고 있다.”



하지만 몸은 그렇게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신체 반응은
0에서 100으로 튀어 오르는 것이 아니라,

0에서 20, 20에서 40,
그렇게 조용히 올라간다.


다만 우리는
70이나 80쯤에서야 그것을 알아차린다.


그래서
“갑자기”처럼 느껴질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미 80까지 올라간 몸은
이해할 수는 있어도,
조절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버티거나, 참거나, 지나가길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몸을 “당하는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어느 날,

가슴이 두근거리는 순간에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본 적이 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잠시 멈췄다가

천천히 길게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배와 골반, 목 주변에 들어간 힘을

아주 미세하게 모았다가 풀어보았다.


몸의 중심을 한 번 짚는 느낌이었다.


몇 번 반복하자

두근거림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없애려고 한 것도 아니고,

억지로 참은 것도 아니었는데,

몸의 리듬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알게 되었다.


몸은 이미 그 전에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아주 미세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속이 완전히 불편해지기 전의
아주 미세한 묘한 느낌,


숨이 가빠지기 전의
살짝 얕아진 호흡,


긴장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작은 조임.



몸은 그때 이미 말하고 있다.


“지금 조금 과하다.”
“여기서 멈추면 좋겠다.”



이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다면
몸은 더 이상 낯선 대상이 아니다.


예측할 수 있고,
타이밍을 알 수 있고,
조금은 개입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그 신호가 느껴지는 순간,
잠깐 멈추고,


숨을 조금 길게 내쉬고,
몸의 한 부분에 들어간 힘을 살짝 풀고,
주의를 몸 바깥으로 옮겨본다.


단 1~2분이면 충분하다.



이건 증상을 없애는 방법이 아니다.

증상이 커지는 경로를 바꾸는 방법이다.



몸은 원래부터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가 그걸
증상이라는 형태로만 알아차렸을 뿐이다.



그래서 변화는 단순하다.


몸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언어를 배우는 것.



증상이 아니라, 시작을 보는 것.


그 순간,
몸은 더 이상 나를 당하는 대상이 아니라
읽을 수 있는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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