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움직이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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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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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로 민들레 홀씨가 꽃잎처럼 흩어지는 꿈을 꾸었다.
금정산 꼭대기 같은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시가 나를 떠나 세상으로 퍼져나간다고 생각했다.
한때 나는 씨앗을 붙이고 살았다.
첫 책 표지 위에,
이름을 갖기 전의 책 위에,
다시 만든 작은 책의 표지 위에,
그리고 지금은 센터 문 위에.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라는 세 개의 씨앗을 붙였다.
나는 오래 고통의 모양을 바라보며
그 대부분이 사랑이 닿지 않은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 자리마다 의미를 붙였고,
말이 없던 자리에는 더 많은 말을 달았다.
건네지 못한 마음은 다른 이름으로 남겨두었다.
나는 그동안 붙이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민들레 씨앗들은 높이에서
붙잡지 않아도 스스로 가벼워져 흩어지고 있었다.
그제서야 알았다.
사실 나는 씨앗이 아니라, 내 고통을 붙잡고 있었다는 것을.
내 고통을 놓지 못해, 사랑과 믿음을 붙잡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 나는 그 방향을 이해한 채 바라본다.
붙이는 손이 아니라,
바람이 지나는 쪽에 서서,
가벼워진 씨앗이 스스로 흩어지듯
나도 고통을 놓는다.
붙잡지 않아도, 스스로 가벼워지는 것.
그 간극 속에서 나는
조용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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