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들리는 것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28 07:21 조회136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늦게 들리는 것들 — 채움 이후에 도착하는 인식 우리는 무언가를 채우는 동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다. 집중하고 있다는 감각,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확신, 그 상태 자체가 하나의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선택하는 순간이 아니라 선택이 끝난 이후에 드러난다. 채우는 동안 음악은 멈춰 있었고, 그 사실은 끝나고 나서야 들린다. 이 늦음은 우연이 아니다.인간의 마음은동시에 모든 것을 인식하지 않는다.그래서 인간은 한 번에 두 가지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순간 다른 것들은 자동으로 배제된다. 그 배제된 것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에 저장된다. 저장된 것들은 단지 기다린다. 의식이 비는 순간을. 무언가를 채우고 난 뒤, 공간이 비는 순간 그때서야 들리지 않던 것들이 올라온다. 조용함, 멈춰 있던 음악, 혹은 그때 선택하지 않았던 감정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이상한 시간차를 경험한다. 그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야 불편하고, 이미 지나간 일인데 뒤늦게 의미가 생긴다. 이것은 후회라기보다 지연된 인식이다. 선택은 항상 의식 위에서 이루어지지만 선택되지 않은 것들은 무의식 아래에서 계속 살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삶은 선택의 기록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언제, 어떻게 다시 올라오는지의 과정에 가깝다. 나는 찼고 공간은 비어 있었다는 감각은 그래서 단순한 대비가 아니다. 채웠기 때문에 비어 있음을 알게 된 것이고, 비어 있기 때문에 이제야 들리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동시에 하나의 침묵을 만든다. 그리고 그 침묵은 언젠가 반드시 들린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