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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쪽에서 먼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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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4-05 09:18 조회1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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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쪽에서 먼저 무너집니다.


우리는 어떤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종종 그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 

오른손의 역할은 왼손을 쓸 때 더 또렷해지고, 평소 의식하지 않던 부분들은 어긋나는 순간에야 비로소 드러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대개 결과를 탓합니다. 

움직임이 어색해지면 그 동작을 고치려 하고, 불편함이 생기면 눈에 보이는 부분부터 바로잡으려 합니다. 

하지만 몸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머리가 바로 서 있기 위해, 목은 하루 종일 보이지 않는 각도를 조정합니다. 

두통이 찾아와도 우리는 그것을 ‘목의 일’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뇌가 중심이고 몸이 따르는 것처럼 여기지만, 실제로는 몸이 먼저 반응하고 생각은 뒤늦게 따라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심장이 빨라지면 생각은 느려지고, 장이 막히면 집중은 쉽게 무너집니다.


몸의 각 기관들은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서로를 대신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며,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버팁니다. 

겉으로 드러난 곳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닳아가는 것은 언제나 조용한 쪽입니다.


그래서 연결이 느슨해질 때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는 곳은, 늘 말이 없던 부분입니다. 

통증이나 불편함은 갑작스러운 고장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한쪽이 홀로 버텨왔다는 흔적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종종 그 신호를 ‘문제’라고 부르지만, 어쩌면 그것은 문제라기보다 지나온 시간을 드러내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작은 부분 하나가 멈추면 전체가 기울어지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함께 작동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충분히 돌아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언제나 비슷한 방향에서 나타납니다. 

가장 조용했던 곳, 가장 오래 혼자 버티던 자리에서부터 균형이 무너입니다.


어쩌면 필요한 것은 고치는 일이 아니라, 

그동안 불리지 않았던 부분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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