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마음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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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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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귀소본능이 있다.
낯선 곳에서 오래 지내다가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마음이다.
마음에도 비슷한 힘이 있다.
나는 이것을 회귀본능이라고 생각한다.
회귀본능은 좋은 곳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아니다.
익숙한 마음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힘이다.
오랫동안 불안 속에서 살아온 사람은 불안한 상태가 익숙하다.
자신을 탓하며 살아온 사람은 일이 생기면 먼저 자신의 잘못부터 찾는다.
타인에게 상처받으며 살아온 사람은 상대의 말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의미를 먼저 발견하기도 한다.
그 상태가 편해서가 아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상담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면 잠시 변화가 일어난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닐 수도 있구나.’
‘상대의 말이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구나.’
‘나는 다르게 선택할 수도 있구나.’
그동안 단단하게 붙어 있던 생각과 감정 사이에 작은 틈이 생긴다.
스프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촘촘하게 감겨 있던 스프링을 조금 당기면 코일 사이에 틈이 생긴다.
그러나 손을 놓으면 다시 오므라든다. 그렇다고 처음과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다.
상담도 이와 비슷하다.
한 번의 상담으로 오랫동안 굳어진 마음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는다.
상담이 끝난 뒤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가면 마음 역시 익숙한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때로는 상담에서 분명히 편해졌던 문제가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다시 불안해지고, 다시 자신을 탓하고, 다시 오래된 생각에 붙잡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을 변화가 사라진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
한 번 당겨진 스프링이 이전과 완전히 같은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듯,
마음에도 이전에는 없던 작은 틈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것을 일상에서 살아내다 보면 그 틈은 조금씩 넓어진다.
예전에는 감정과 현실이 하나였다면 이제는 둘 사이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예전에는 타인의 말이 곧 나에 대한 판단이었다면
이제는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한 것’과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마침내 변화란 과거의 마음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더라도 그곳에 머물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인지도 모른다.
귀소본능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회귀본능은 ‘익숙한 마음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상담은 그 익숙한 집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그 집 밖에도 다른 곳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고,
마침내 마음 안에 새로운 집 하나를 더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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