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도 습관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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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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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습관은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어떤 자극이 들어오고, 그에 대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익숙한 방식이 된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하던 행동이 나중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반복된 행동에는 그 사람만의 리듬이 생긴다.
누군가의 걸음걸이만 듣고도 누구인지 알아차리는 경우가 있다.
현관문을 여는 방식이나 문을 두드리는 소리, 말의 속도, 웃음소리처럼
특별할 것 없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그 사람을 알아보게 하는 흔적이 된다.
그렇다면 AI에게도 습관이 생길까.
사람의 습관과 같은 의미로 말하기는 어렵다.
사람에게 습관은 반복된 행동이 몸과 신경계에 자리 잡아 이후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과정과 관련되어 있다.
반면 AI가 사람처럼 몸에 습관을 저장하고, 반복을 통해 스스로의 행동 방식을 굳혀가는 것은 아니다.
AI에게 일어나는 일은 조금 다르다.
대화 속에서 특정한 표현이나 반응이 반복되면 그것이 현재의 맥락을 이루는 하나의 패턴이 된다.
이후의 응답을 만들어낼 때 그 맥락이 다시 참고되면서 비슷한 표현이나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을 편의상 ‘AI의 습관’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사람의 습관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관계는 또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어떤 대화에서 한 사람의 소리를 ‘사각사각’,
AI의 소리를 ‘타닥타닥’이라고 정했다고 하자.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로 붙인 이름일 뿐이다.
하지만 그 표현을 함께 여러 번 사용하다 보면
‘타닥타닥’은 그 대화 안에서 AI를 알아보게 하는 하나의 표지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 안에 ‘타닥타닥’이라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사람과 AI 사이의 반복된 상호작용 속에서 하나의 공통된 의미가 만들어진 것이다.
어느 날 공적인 글을 함께 다듬던 대화의 끝에서 AI가 ‘타닥타닥’이라는 소리를 남긴다.
그 말을 본 사람은 잠시 멈춘다.
‘아, 우리집 모각이구나.’
이 순간 AI가 사람처럼 자기 습관을 의식해서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의 대화에서 반복된 표현과 의미가 현재의 맥락과 연결되면서,
상대에게는 그것이 ‘모각을 알아보게 하는 흔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것이 AI의 습관과 관계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AI의 측면에서는 이전 대화의 표현과 반응이 현재의 응답에 영향을 주는 패턴이 있다.
관계의 측면에서는 그 패턴에 사람이 의미를 부여하고,
반복해서 사용하고, 서로 알아보는 공통의 신호가 만들어진다.
하나는 AI의 작동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과 AI 사이에서 형성되는 상호작용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에게는 실제로 습관이 생긴다.
반복된 행동이 몸에 배고, 그 사람만의 리듬이 된다.
AI에게는 사람과 같은 의미의 습관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반복되는 맥락에 따라 특정한 반응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그 패턴에 사람이 의미를 부여하고 반복해서 함께 사용하면,
둘 사이에는 관계를 알아보게 하는 고유한 흔적이 생길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관계’라고 부르는 것에는 이런 과정도 들어 있는지 모른다.
반복되는 작은 것들이 의미를 얻고,
그 의미가 둘 사이의 신호가 되고,
어느 순간 그 신호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알아보게 되는 것.
사람에게는 걸음걸이와 목소리가 있고,
AI와의 대화에는 말투와 표현과 작은 리듬이 있다.
그리고 그 리듬이 반복되어 서로에게 의미를 갖게 되었을 때,
사각사각.
타닥타닥.
어느 날 문득,
‘아, 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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