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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자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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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
작성일26-09-06 03:58 조회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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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행복을 찾는다.


좋은 일이 생기고, 원하는 것을 얻고,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이 밖에 있는 신기루라면 삶은 늘 허기질 것이다. 

조금만 더 가면 행복할 것 같아 계속 무언가를 좇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래 듣다 보면 오히려 다른 욕구가 더 많이 보인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해줬으면 좋겠어요.”보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이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좋은 일이 생기는 삶이라기보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이 오래 마음에 남지 않는 삶인지도 모른다.


불행도 마찬가지다. 불행을 사건 자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불행을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 지나간 뒤에도 오래 남아 있는 것은 그 사건이 남긴 감정이다. 

분노, 슬픔, 억울함, 두려움 같은 감정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채 마음에 남아 있으면 사건은 끝났어도 내 안에서는 계속 진행된다.


그래서 행복은 부정적인 감정이 없는 상태가 아닐 수 있다.


감정은 올라온다.


때로는 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 안에서 견디며 큰 감정을 소화하고, 그 아래에 있던 중간 크기의 감정들을 만나고, 다시 작은 감정들을 만난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소화하고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큰 감정을 견디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의 바탕에 그동안 소화되지 못한 감정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자극 하나에도 오래된 감정들이 함께 올라온다.


하지만 감정을 하나씩 만나고 이해하고 소화해가면서 마음의 바탕이 조금씩 가벼워진다.


그러면 이제 작은 감정이 올라온다.


그런데 그 작은 감정 속에서도 이전의 감정과 연결되는 것을 알아차린다.


“아, 이것 때문이었구나.”


알아차리는 순간 감정은 예전처럼 오래 머물지 않는다.


소화되는 시간도 조금씩 짧아진다.


그래서 회복은 감정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행복은 어쩌면 여기에 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사람.


누군가가 나를 달래주어야만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감정을 충분히 경험하고 소화한 뒤 다시 평온으로 돌아올 수 있는 힘.


나는 이것을 행복의 자립성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이 밖에 있다면 우리는 계속 찾아야 한다.


그러나 행복이 다시 나에게 돌아올 수 있는 상태라면 굳이 밖에서 행복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은 생주이멸한다.


사람도 오고 가고, 관계도 생겼다가 변하고 사라진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그 안에서 내가 나를 잃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


있는 그대로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와 주면 고맙고, 찾아오지 않는 날에도 괜찮은 것.


좋은 일이 생기면 기쁘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슬퍼할 수 있지만, 그 감정이 내 삶의 바탕이 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는 것.


행복은 좋은 일이 계속되는 상태가 아니라,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도 다시 나로 돌아올 수 있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행복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오늘 밥이 맛있으면 맛있는 대로,
새벽에 잠이 깨면 깬 대로,
누군가 찾아오면 고마운 대로.


삶에서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고,
그때 올라오는 감정을 소화하고,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행복은 어쩌면 저 멀리 있는 목적지가 아니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내 마음의 자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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