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망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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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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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은 별일 아닌 것처럼 지나간다.
기대했던 일이 예상과 다르게 끝나도 우리는 쉽게 말한다.
“이런 일은 일상이야.”
“그럴 수도 있지.”
“아마 그 사람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머리로는 이해가 된다.
그래서 마음도 괜찮아진 줄 안다.
하지만 이해했다고 해서 실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작은 실망은 때로 다른 모습으로 남는다.
다시 비슷한 일을 하려 하면 괜히 귀찮아지고,
조금 미루고 싶어진다. 처음에는 그저 귀찮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귀찮음이 나를 향한다.
‘왜 이것도 미루지?’
‘내가 너무 게으른가?’
실망으로 시작된 감정이 어느새 나의 태도와 성실성을 평가하는 일이 된다.
새벽에 영상을 하나 보았다. 몇 시간 일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귀찮아서 그렇다’며 질책하는 내용이었다.
이상하게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마침 나도 귀찮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다시 잠들어 꾼 꿈에서는 음료를 주문했다.
판매원이 음료에 입을 대고 맛을 본 뒤 다시 만들겠다고 했다.
나는 못마땅했다. 그런데 곁에 있던 사람이 말했다.
“도와주고 싶어도 니가 그러니까 월세 살지.”
이상하게 자책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
그저 내 음료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꿈에서는 상대의 행동보다 내 반응이 문제가 되었고, 결국 내 삶의 결과까지 내 탓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음료를 마시지 못한 채 그 사람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갔다.
잠에서 깨어 생각했다.
어쩌면 작은 실망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실망은 귀찮음이 되었고,
귀찮음은 미룸이 되었고,
미룸은 어느 순간 자책이 되었다.
마음은 종종 이렇게 감정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놓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더 잘 이해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럴 수도 있지.”
그 말 뒤에 한마디를 더 붙이는 것.
“그래도 나는 조금 실망했어.”
작은 실망은 작아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제대로 이름 붙여주지 않으면, 다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는다.
“아, 내가 게을렀던 게 아니구나.
그때 조금 실망했었구나.”
이렇게 이름을 불러주니까 꽤 얌전해졌다.
작은 실망 하나도 이렇게 찾아주고 나면
더 이상 나를 탓할 이유가 하나 줄어든다.
오늘의 수확은 꽤 괜찮다.
작은 실망의 행방을 찾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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