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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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원심리상담센터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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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 자주 사용하는 은유가 있다.
빈 병에 큰돌과 자갈과 모래를 넣는다면 무엇부터 넣어야 할까.
큰돌을 먼저 넣어야 작은 것들이 그 사이를 채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삶에서도 중요한 것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우선순위의 은유다.
그런데 삶을 빈 병으로만 생각하면 한 가지 질문이 빠진다.
무엇을 담을 것인가.
큰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갈과 모래의 순서까지 잘 배치했다고 해서
그 병이 반드시 내가 원하는 삶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은 채우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냄비를 생각해보면 조금 다르다.
냄비에는 필요한 재료도 들어가지만, 내가 좋아하는 재료도 들어간다.
같은 재료를 넣더라도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어떤 재료를 덜어내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다 끓인 뒤에는 한 번 맛을 본다.
싱거우면 간을 더하고, 너무 강하면 조절한다.
삶도 그렇다.
해야 할 일과 책임, 역할과 목표는 삶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재료다.
그러나 그것들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삶의 맛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관계는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계속 냄비에 남아 있을 수 있고,
어떤 일은 중요하다고 배웠다는 이유로 계속 끓고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나를 즐겁게 하는 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험,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과의 시간은 삶의 맛을 바꾸는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에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만큼 간을 보는 일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이 재료들이 서로 어울리는가.
무엇을 더 넣고 싶고, 무엇은 이제 덜어내고 싶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삶의 맛이 나는 마음에 드는가.
삶의 재료는 모든 사람에게 같을 필요가 없다.
누군가에게 중요한 것이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고,
남들이 사소하게 여기는 것이 내 삶에서는 중요한 맛을 낼 수도 있다.
결국 삶은 얼마나 많이 채웠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넣어 어떤 맛으로 살아가는가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만으로도 한 끼는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재료가 들어가야 비로소 내 삶의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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